“황의조를 일본에서 봤는데 성남 때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을 받았다.”
김학범(사진) 23세 이하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산 기자회견에서 ‘인맥 축구’ 논란이 일었던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발탁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선발과 관련해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내가 믿는 게 있었다”며 “실패할 수도 있지만 확신이 있어 밀고 나갔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성남 FC에서 교체 멤버로 뛰었던 황의조를 중용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팀을 맡고) 비디오로 경기를 보니 황의조는 경기에서 단 15분을 뛰어도 팀에서 슈팅을 가장 많이 때리더라”며 “두 번째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시켰는데 골을 넣었다”고 떠올렸다. 김 감독은 “(황의조가) 일본생활 초창기에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성숙해진 거 같다”며 “A대표팀에서도 고무적인 활약을 많이 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장인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에 대해서도 “우승 후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네가 때려야지 왜 공을 주냐’고 하니 ‘나보다 좋은 위치의 선수에게 줘야 한다’고 하더라”며 “어릴 때는 천방지축 날뛰었다면 지금은 자제할 줄 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일본과의 결승에서 황희찬(함부르크 SV)이 일본 선수를 걷어찬 것에 대해 “한국 같으면 퇴장을 줬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나 “(걷어찬 것은) 오버였지만 일본전에는 필요했었다”고 말했다.
연장 접전 끝에 4대 3으로 이긴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김 감독은 이 경기를 극적으로 이긴 뒤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이 좋은 팀이구나 하는 생각은 경기 분석 때보다 경기장에서 더 많이 느꼈다”며 “(그 경기에서) 선수를 독려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고 힘에 부쳤다”고 설명했다. “나중에는 ‘이렇게 (경기를) 끝을 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