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 서열 4위인 왕양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6일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왕 주석은 이날 오후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 환영 연회 참석차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매년 9·9절 2∼3일 전에 중국 고위급 인사를 초청해 환영 연회를 열어 왔다. 하지만 이 자리에 준(準)국가원수 대우를 받는 정치국 상무위원이 참석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만 세 차례 방중하는 등 북·중 관계가 급진전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9·9절 하루 전인 8일에는 중국 지도부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은 다음 달 중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급 인사를 한국에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리 위원장의 방북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를 남한에도 함께 보내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 주석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시 주석 대신 서열 7위 상무위원인 한정 상무부총리가 올림픽 개막식에 특별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시 주석은 9·9절 즈음 김 위원장 방중에 따른 답방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리 상무위원장이 방북하기로 했다. 따라서 상무위원급의 방한 계획은 남북 간 형평성을 맞추는 차원일 수도 있다. 방북하는 리 상무위원장이 방한해 대화의 연속성을 갖거나 한정 부총리, 서열 5위 왕후닝 상무위원이 올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