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자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을 기대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6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감사하다. 우리는 함께 해낼 것”이라며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자신의 첫 임기 내 비핵화를 실현하고, 자신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낸 데 대한 반응이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보인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북한이 보다 더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인도 외교·국방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할 일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은) 그동안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전략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3차 남북 정상회담이 꽉 막힌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돌파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면서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이끌어내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이 핵 신고 등 전향적 입장을 취할 경우 미국은 종전선언 합의라는 선물 보따리를 곧바로 내놓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수석 협상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처럼 3차 남북 정상회담이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3차 남북 정상회담의 내용을 면밀히 지켜본 뒤 다음 대북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부각하며 환영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남북 지도자의 평양 회담이 순조롭게 개최돼 적극적인 성과를 거두길 희망한다”며 적극 환영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추구하는 것을 시종일관 지지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가 함께 정확한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신화통신은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