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과 시리아 정부군이 시리아 반군의 최후 거점에 대한 대대적 공습에 나섰다. 시리아군 헬기가 9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 호바이트에 폭약과 파편이 들어 있는 ‘통 폭탄(barrel bombs)’ 60발을 투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공군기를 이용해 하마주 알라탐나의 무장세력 근거지를 10차례 이상 집중 공습했다. 이날 공습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희생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전날에도 이들립주는 약 60차례 공습을 받았다. 이틀간의 공격은 지난 7일 테헤란에서 열린 러시아·이란·터키 3국 정상회담에서 이들립 휴전 합의가 불발된 데에 따른 것이다. 당시 시리아 반군 지원국인 터키는 휴전을 제안했으나 러시아와 이란은 테러조직 소탕을 이유로 거부했었다.
시리아군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촉발시킬 수 있는 화학무기 공격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들립주에 염소가스 사용을 승인했다”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공격 과정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을 경우 (미국의) 대응에 대해 대통령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미 공군 F-15 전투기들이 시리아 동부 소도시 하진에 백린탄을 투하했다”고 주장하며 맞불을 놨다. 데이르에조르주는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미 국방부는 이에 대해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발화성이 큰 백린탄은 살을 태우는 최악의 무기로, 제네바협약은 백린탄을 민간인 거주지역에 투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