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경제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3년 전 터진 메르스 사태는 2015년 5월부터 정부가 공식종결을 선언한 12월까지 7개월간 이어졌다.
당시 메르스 사태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 추정치는 연구기관마다 조금씩 다르다. 10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하 재난연구원)이 2016년 12월에 낸 ‘사회재난 피해비용추정 가이드라인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 추정치는 2조3010억원에 달한다. 감염·사망자에 대한 국가 보상 등 직접피해액이 1927억원이었다. 사망자가 경제활동을 지속했을 경우를 가정한 노동생산성 손실액은 140억원 수준이었다.
메르스가 관광산업에 끼친 피해도 막대했다.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광산업에서만 약 25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메르스 확산세가 극에 달했던 2015년 7월 외래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다. 관광산업 침체는 연관 산업으로 전이되면서 추가손실액만 1조8443억원에 달했다.
재난연구원의 피해액 추정 공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메르스 사태로 인한 내수침체도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들이 다중밀집지역인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노출을 꺼리면서 유통 등 관련 산업 매출도 급감한다. 호텔, 외식업체 등도 줄줄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메르스 사태가 3개월간 지속된다면 20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추정치를 내기도 했다.
현 상황에서 메르스 사태가 확산될 경우 올해 한국 경제는 감당하기 힘든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위축 경고음이 울리고, 도소매와 숙박음식업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직전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정부는 12조원에 달하는 메르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정상 궤도로 회복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년 전처럼 사태가 확산되면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아직 대응팀을 꾸릴 수준은 아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