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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환자, 감염 알았나?… 아내에게 마스크 착용 권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발생한 가운데 10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설치된 열화상 감지 카메라 앞으로 입국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인천공항=최종학 선임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61)는 입국한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에 약 26분간 머물렀으며 마중 나온 아내와 다른 차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와 접촉한 사람 중 6명이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으나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10일 브리핑을 열고 A씨가 지난 7일 오후 5시13분 비행기 비즈니스석에서 내린 뒤 5시40분에서 50분 사이 택시에 탑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화장실, 편의점 등을 이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후 5시32분에서 37분까지 5분여간 아내와 공항 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A씨는 삼성서울병원까지 1시간30분가량 리무진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그의 아내는 자가용 승용차를 탔다. 해당 리무진 택시는 신용카드 사용기록(23건)상 최소 23명이 이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6일까지 쿠웨이트에 업무차 머물렀으며 지난달 28일 복통과 설사 증세로 지난 4일과 6일 두 차례 병원을 찾아 치료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질본은 그가 현지 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씨는 현지에서 지인인 삼성서울병원 의사와 전화통화로 전신쇠약과 설사 등을 호소했다.

A씨는 쿠웨이트에서 한국인 직원 21명과 접촉했다. 같은 회사 직원 한 사람은 메르스 유사 증세를 보여 현지 병원에 입원했으나 음성 판정을 받고 이날 퇴원했다. 나머지 20명은 증상이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마중 나온 아내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고 차를 따로 탄 데 대해 스스로 메르스를 확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질본은 이에 대해 “몸이 너무 불편해 누울 수 있는 형태의 차를 불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지인인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권고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질본은 A씨와 2m 이내에서 접촉한 밀접접촉자를 21명, 그 외 일상접촉자를 417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리무진 택시 이용자들도 일상접촉자에 추가할 전망이다. 질본은 일상접촉자 중 115명을 외국인으로 파악했으나 이 중 50명의 소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인 접촉자 6명 가운데 20대 영국인 여성은 1·2차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나머지 5명은 1차 음성이 나왔고 2차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질본은 이날 오후 갑자기 브리핑을 열었다. 서울시가 전날 밤 브리핑에서 더 상세하게 환자의 이동 경로와 행적에 관한 내용을 밝힌 게 영향을 미쳤다. 질본은 “추가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여러 명의 진술을 들어보느라 발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5년처럼 두 기관 사이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두 기관은 A씨가 수액을 맞았다는 데 대해서도 “삼성서울병원 기록상 그런 사실이 없다”(질본) “쿠웨이트에서 수액을 맞고 왔다”(서울시) 등 결이 다른 설명을 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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