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8세 이하(U-18) 청소년 야구 대표팀이 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고도 난데없는 비매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국 선수단이 우승 직후 물을 뿌리는 세리머니를 한 뒤 물병인 페트병을 치우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김성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0일 일본 미야자키 산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야구연맹(BFA)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대만을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7대 5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며 통산 5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들은 마운드로 몰려든 뒤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문제는 그 후 벌어졌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마운드 주변에 페트병을 남긴 채 1루쪽 덕아웃에 들어갔다”며 “결국 야구장 스태프들이 페트병을 치웠다. 우승팀 한국이 유감스러운 장면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스포츠호치도 “한국의 세리머니 이후 양팀이 정렬하고 인사를 나눌 때 마운드 주변에 페트병이 놓여 있었다. 대회 관계자도 한국의 비매너에 분통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이는 양국 간 세리머니 문화 차이에 따른 해프닝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야구 경기에서 우승을 결정짓거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가져온 선수에게 물을 뿌리는 세리머니가 일상화돼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종목을 불문하고 요란한 세리머니가 별로 없는데다 경기 후 주변 뒷정리를 깔끔히 하는 문화가 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경기 후 라커룸을 말끔히 청소하고 떠난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를 낳았다.
보도가 맞다면 물을 뿌린 것까지는 몰라도 이후 페트병은 정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상당수 국내 야구팬들도 “뒷정리를 못한 것이 이번 대회 작은 오점으로 남았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인 만큼 구설에 오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과 대만에 잇달아 패하면서 남의 잔치를 만들어준 일본 측이 사소한 트집을 잡는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국 선수단은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