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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 과도한 확산 우려, “3년 전에도 교통수단 전염 없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해 전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11일 유동 인구가 많은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에서 휴대용 방역장비를 이용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61)와 접촉한 뒤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가 모두 10명(누적 기준)으로 늘어났다. 이 중 8명은 감염되지 않았다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와 접촉한 내·외국인 30여명은 행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메르스 확산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만일에 대비해 감시를 철저히 하는 게 맞지만 2015년에도 교통수단에 의한 전염사례는 없었다”며 “과도한 공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11일 “현재까지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 수는 모두 10명(누적)으로 밀접접촉자 1명, 일상접촉자 9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8명은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고 2명은 검사 중이다.

질본은 A씨와 같은 비행기를 타 일상접촉자로 분류된 외국인 115명 중 30명이 아직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날의 50명에서 20명이 줄어든 수치다. 보건 당국은 A씨가 내린 뒤 리무진 택시에 탔던 승객(신용카드 사용기록상 24건) 중 25명과 연락이 닿았다. 2건 사용기록과 관련한 탑승자는 계속 파악 중이다. 질본은 “추가로 연락이 닿은 외국인과 택시 탑승객 모두 이상 증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질본은 A씨가 입국 때 이용한 항공기가 다시 출국했을 때 A씨와 밀접접촉자의 좌석을 이용한 탑승객 19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김태형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년 전에도 환자와 같은 대중교통을 탔다고 전염된 사례는 없었다”며 “밀접접촉자를 지켜보는 게 현 단계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수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메르스는 환자의 기침으로 생긴 분비물이 퍼지면서 감염 가능성이 커진다”며 “이번 환자가 비행기 안에서 발열, 기침 증상이 없었으므로 탑승객이 감염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접촉자 감시를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통수단에서 전염되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은 일이지만 이론적으로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며 “100% 확신할 수 없으므로 소재지를 파악해서 능동감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을 실시간 파악 중인 질본의 설명도 혼선을 빚어 눈총을 받았다. 애초 질본은 A씨가 삼성서울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면서 특수구급차를 이용했다고 밝혔지만 뒤늦게 환자와 운전기사 간 격벽이 있는 일반구급차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돼 ‘말 바꾸기’ 논란이 일었다. 운전기사는 보호복을 입은 상태였다.

질본에 따르면 현재 밀접접촉자는 전날과 동일한 21명이며 일상접촉자는 9명 감소한 408명이다. 질본은 쿠웨이트에서 A씨와 같은 건설사에서 근무하다 귀국한 6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들 중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현재까지 없다.

엄 교수는 “메르스 잠복 기간을 2주까지 보기 때문에 현재 검사 때는 반응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당분간 격리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격리된 접촉자들은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22일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한고비를 넘기게 된다.

한편 이날 두바이발 비행기를 타고 온 여성 승객이 고열 증상을 보여 격리조치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질본은 “양성 반응이 나오기 전까진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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