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전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600년 종로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현장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 최대 규모 유적전시관인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이 3년여 준비 끝에 12일 개관했다고 밝혔다. 연면적 3817㎡ 규모인 전시관에서는 16∼17세기 건물터와 골목길을 관람할 수 있고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유물 1000여점도 만날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 결정과 민간 사업시행자의 협력으로 도시 유적과 기억을 원래 위치에 전면적으로 보존해 도시박물관이 조성됐다”며 “역사도시 서울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도시 정책의 선례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전시관은 26층 건물의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전시관은 2015년 한 민간업체가 공평동 정비사업을 하던 중 도로와 골목, 집터 등이 발굴되면서 보존이 결정돼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매장문화재를 원 위치에 전면 보존하면서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줘 민간 사업시행자의 손실을 보전했다. 공평도시유적전시관은 서울시에 기부채납돼 서울역사박물관 분관으로 운영된다.
전시관에는 조선 한양의 집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가옥 3채가 구성됐다. 여기에 VR(가상현실) 기기를 비치해 디지털로 복원된 집 내부도 둘러볼 수 있다. 발굴된 유물 1000여점과 함께 인근 청진동 유적에서 발굴된 20점도 함께 전시된다. 청동으로 만든 삼족화로, 중국 명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매병조각, 청동거울 등이다. 특히 한 곳에서 다량 출토된 ‘참조기 이석’ 등 생선뼈를 통해 당시 한양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즐겨먹었는지도 알 수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