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 대통령과 김정은, 정상회담에서 ‘군사공동위’ 가동 합의할 듯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평양 정상회담에서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군비 축소 문제를 전담할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군사공동위가 가동되면 장관급 회담, 장성급 회담 등으로 나뉘었던 협상 채널이 통합돼 군사적 긴장 완화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평양 정상회담에서 남·북·미 간 군사적 긴장과 적대 관계 해소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12일 “군사적 긴장 완화 논의는 군비 축소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는 현재의 장성급 회담 수준에서 추진하기 어렵다”며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군사공동위와 같은 형태의 공동 군사기구 설립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군사공동위는 남북 대화 국면에서 꾸준히 언급돼 왔던 기구다. 노태우정부 시절 남북은 국무총리 회담을 비롯한 고위급 회담을 잇따라 열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발표했다. 남북기본합의서의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는 남북군사공동위를 구성해 군축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며 남북 관계가 경색돼 실현되지 못했다. 남북은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에도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남북군사공동위 구성과 운영에 합의했지만 곧 이은 보수정권 출범으로 남북 관계가 다시 얼어붙으면서 역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남북 근무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14일 개성에 개소하면서 남북 공동기구 설립의 물꼬가 트였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남북군사공동위가 가동될 경우 상당한 수준의 군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남북 군 수뇌부 간 핫라인(직통전화)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남북 경제협력 문제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도 고민 중이다. 종전선언을 연내 성사시킨다는 가정 하에 내년 이후 대북 제재가 완화되면 본격적으로 경협을 추진할 수 있도록 경제 관련 ‘남북 공동협의체’를 설립하는 방안이 정부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대북 제재 때문에 현 국면에서 남북 정상이 경협과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에 이르기는 어렵지만 분야별로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기구들을 설립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와 도로, 산림 등 판문점 선언 이후 추진 중인 사안뿐 아니라 과학기술 교류와 북한 내 도시재생 사업, 경제특구 활성화 방안에 대해 남북이 함께 연구하는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평양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의는 이르면 13일 열릴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13∼14일 중 실무회담이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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