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14일 문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남측 소장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북측 소장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중 한 명이 맡게 된다. 남북은 관계 진전 상황을 봐가며 서울과 평양에 상호대표부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통일부는 12일 “연락사무소는 24시간 365일 상시적 협의 소통 채널로 정착해나갈 것”이라며 “연락사무소장은 책임연락관이자 대북 교섭·협상 대표 기능을 병행하며 필요 시 쌍방 최고책임자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한다”고 밝혔다. 남측 소장을 겸직하는 천 차관은 연락사무소에 상주하지 않고 주 1회 연락사무소장회의가 있을 때 방북할 방침이다.
현재 남북 간 판문점 연락관 채널이 운영되고 있지만 근무시간에만 통화가 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연락사무소가 가동되면 철도·도로 연결 및 산림 협력 등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실무 논의는 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는 남측 인원은 30명 규모이며 김창수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사무처장을 맡는다. 남측 인원의 통행과 편의는 당국 회담 대표단과 동일하게 보장된다. 북측 근무자 명단은 13일 전달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당초 8월 중 연락사무소 개소를 목표로 실무작업을 해 왔지만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늦춰졌다. 그 사이 한·미 간에는 연락사무소 개소 시점과 대북 제재 면제 문제를 놓고 이견이 표출됐다. 정부는 제재 문제로 연락사무소 가동에 크게 제약은 없겠지만 미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연락사무소는 과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건물을 개보수해 사용한다. 2층에 남측, 4층에 북측 사무실이 있고 3층에는 회담장이 있다. 전기는 남측에서 배전 방식으로 공급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14일 남북 공동 주관 개소식에서 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에 최종 서명하고 교환할 예정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