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가 14일 충남인권조례를 심의할 것으로 예고함에 따라 인권조례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번에는 특히 인권조례 찬성 측마저 수정 조례안이 졸속 처리됐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어 인권조례가 찬·반 양측 모두에게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바른정책위원회 등 지역 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충남바른인권연대는 충남인권조례 재제정을 추진하는 도의원들에 대한 진정서를 12일 오전 의회사무처에 제출했다. 앞서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이공휘 충남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충남도 인권 기본 조례안’을 지난 7일 수정 가결한 바 있다.
바른인권연대는 조례안에 찬성한 도의원들이 직권을 남용해 도민들의 자유·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도의회 의결을 거쳐 폐지된 충남인권조례를 또 다시 졸속으로 결의하려는 이들의 직무유기행태를 강력히 경고한다”며 “혼란과 무질서를 초래하며 불법이민자·불법체류자 조장을 도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풍양속과 건강한 가족제도를 파괴하는 데 도의원들이 앞장서고 있다”며 “이는 퀴어축제를 충남에서 열리도록 하는 조례안을 제정한 것이다. 도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조례안을 발의한 것은 현직 도의원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성토했다.
이번 수정안이 기존 인권조례의 핵심을 뺀 ‘졸속 수정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민주적 장치가 기존 조례안에 비해 상당 부분 퇴보했다는 이유다.
충남 인권교육 활동가 모임인 ‘부뜰’은 “도의회가 인권약자에 ‘성소수자와 여성을 추가해야 한다’는 인권단체의 요구를 묵살하고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며 “뿐만 아니라 조례안 입법 예고 이후 토론회·공청회 등을 개최조차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충남도의회, 인권조례 재제정 추진 논란
입력 : 2018-09-12 09: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