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대해 ‘자산 약탈’이라고 비난하며 이에 맞서 대규모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투자를 확대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해외투자기구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레이 위시번 대표는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일대일로는) 다른 나라를 돕기 위한 게 아니라 자산 약탈을 위한 것”이라며 “중국은 일대일로 상대국을 빚더미에 몰아넣고, 담보로 잡아놓은 희귀광물이나 토지 등을 빼앗아간다”고 맹비난했다.
미국은 중국 공세에 맞서 OPIC 기능을 강화해 제3세계 국가 투자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당초 정부기구 감축을 추진하면서 OPIC에 대해서도 예산 낭비를 이유로 폐지를 검토했으나 오히려 투자가능 금액을 늘리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미 의회는 OPIC의 자금 모집 및 운용 규모를 현재 300억 달러의 배 수준인 600억 달러(약 67조원)로 확대하는 법안 처리를 위해 막바지 심사 중이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3년간 아프리카에 약속한 600억 달러와 같은 규모다. 미국은 또 해외 프로젝트에 대출만 해오던 OPIC가 프로젝트 지분을 직접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