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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막판 밀당의 기술? 美, 中에 “무역협상 재개를”

미국의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중국에 무역협상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대화가 열리더라도 미·중 무역전쟁이 진정 국면을 맞을지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WSJ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달 말쯤 미·중 무역대화를 갖자는 내용의 제안서를 최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협상단에 전달했다. 미국은 중국에 각료급 대표단을 요청했으며, 회담 장소로 워싱턴 또는 베이징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이 제의에 응한다면 장소는 워싱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측도 협상 일정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협상 재개) 제안을 받았고 중국 측은 이를 환영한다”며 “(미·중은) 현재 세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과 류 부총리는 지난 5~6월 세 차례 만나 무역협상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7월 16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강행하면서 미·중 무역갈등은 전면전으로 확전됐다. 양국은 지난달 22~23일 차관급 무역협상을 열었지만 사태 진정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대화 제안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낙관적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미국의 거듭된 관세 부과 압력을 피하기 위해 협상에서 보다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으로 대중(對中) 무역공세를 완화하는 측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져 선거 참패가 예견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지 않다고 13일 주장했다. 그는 “WSJ은 틀렸다. 우리는 중국과 거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지 않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어 “중국이 우리와 협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시장은 상승하고 있고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는 곧 관세로 수십억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추세를 미뤄볼 때도 이번 제안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중국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행태를 매우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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