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기대와 긴장 속에 18∼20일 열리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멈춰 서 버린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가동시키는 성과를 이뤄내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도출돼 북한의 핵 신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번 회담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중대 변수임은 물론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임을 미국 정부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은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남북 정상이 북한 비핵화 문제에 있어 진전된 성과를 이뤄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 관계 개선은 북한 핵 프로그램 해결과 별개로 진전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남북 관계 진전과 비핵화 프로세스가 같은 속도로 전진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특히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프로세스의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받아내기를 기대한다. 김 위원장의 친서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논의되는 등 모처럼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된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끌어낼 경우 북·미 비핵화 협상에 가속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 내부의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앤드루 스코벨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북한의 오래된 전략 목표 중 하나는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열정과 선의를 한·미 간 긴장 조성에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WP는 북한이 한·미 관계뿐만 아니라 대북 정책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의 분열을 기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