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도 한국처럼 선교사들을 많이 보내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도 포천 광림세미나하우스에서 지난 12일 만난 빅터 멜레슉(61) 목사는 “한국 기독교인들의 열정을 본받고 싶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명선교회(대표 이기도 목사) 주최 세계교회 지도자 초청 ‘세계선교콘퍼런스 2018’ 참석차 한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각국 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세계선교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마련된 이번 콘퍼런스에는 빅터 목사를 비롯해 23개국 250여명의 교회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빅터 목사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본부를 둔 ‘21세기국제크리스천운동’(ICIM)의 대표다. ICIM은 기독교인들의 연합을 위해 빅터 목사가 2006년 설립했다. 현재 55개국에 지부를 둘 정도로 성장했다. 빅터 목사는 “러시아를 비롯해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미국 한국 등 여러 나라가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콘퍼런스 역시 참가자 250여명 중 100여명이 빅터 목사와 직간접 연결돼 한국을 찾았다. 빅터 목사는 “한국에서 콘퍼런스가 열린다는 얘기를 이기도 목사에게 듣고 ICIM뿐 아니라 70∼80개 러시아 교회에 알렸다”며 “러시아에서만 90명이 응답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콘퍼런스의 ‘홍보맨’을 자처한 이유는 세계선교라는 꿈을 동역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빅터 목사는 같은 꿈을 가진 공동체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3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10대의 대부분 시간을 교회 아닌 세상 속에서 보냈다. 그런 그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회심한 데는 교회 공동체의 힘이 컸다.
빅터 목사는 하나님을 만난 그날을 정확히 기억했다. 1978년 5월 26일이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지 2주 정도 지났을 때였다. 그는 “군에 있을 때 아버지께 교회에 다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며 “제대하고 차일피일 교회 출석을 미루고 있는데 아버지가 약속을 왜 지키지 않느냐고 해 부끄러운 마음에 교회에 갔다”고 말했다.
어렵사리 교회에 모습을 나타낸 그를 교회 친구들은 환영했다. 빅터 목사는 “마음에 평강이 없던 나를 친구들은 사랑으로 대해줬다. 그날 예배에서 하나님이 나를 180도 변화시켰다”고 했다. 이어 “성령이 불같이 내려온다는 게 뭔지 그때 느꼈다. 내 몸이 너무 뜨거워졌다”며 “그때 이후 하나님은 지금까지 힘을 주신다”고 말했다. 빅터 목사는 “그간 한국을 12번 방문했는데 매번 한국 기독교인들의 선교 열정을 느꼈다”며 “친구들도 이를 경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빅터 목사는 다음 달 이스라엘로 떠난다. 올해의 절반을 집 밖에서 보냈다고 한다. 이미 다녀간 나라만 7곳이 넘는다. 빅터 목사는 “한국은 나에겐 영적 충전지다. 이곳에서 받은 은혜를 많은 곳에 흘려보낼 수 있도록 계속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합하면 강해진다. 하나님과 교회, 내게는 이게 전부”라고 말했다.
포천=글·사진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