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흉금 터놓을 최대 8차례 회동



남측 정상으로는 11년 만에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최대 8차례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중차대한 한반도 비핵화 과제 앞에서 양 정상은 격식 대신 실리를 택하고 방북 직후부터 곧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18일부터 올 들어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며 “정상 간 회담이 정례화되고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관저를 떠나 헬기로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으로 이동한다. 오전 8시40분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서울공항을 출발해 오전 10시 평양국제비행장(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공항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영접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 실장은 “공항에서 공식 환영행사가 계획돼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우리도 대통령이 출국하거나 외빈을 맞을 때, 국빈방한 때에도 공항에서 영접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한번 두고 보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환영행사가 끝나면 오찬을 한 뒤 곧바로 정상회담을 갖는다. 임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정상 간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에 모든 무게가 실려 있다”며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는 두 번 다 첫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둘째 날 김 위원장과 회담했지만 이번엔 일체 형식적인 절차를 걷어내고 바로 정상 간 회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후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예술공연을 관람한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 2007년 방북 당시 각각 민족 가극 ‘평양성 사람들’과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 선전용 집단체조인 ‘빛나는 조국’을 관람할지도 관심사다.

둘째 날에는 오전부터 두 번째 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양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문을 발표한다.

둘째 날 오찬은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진행되고, 오후에는 평양 주요 시설 참관이 예정돼 있다. 청와대는 오찬 참석자와 참관 시설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환송 만찬이 개최된다.

방북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별다른 일정 없이 공항 환송행사를 마치고 출국할 예정이다. 다만 현지 실무 조율 결과에 따라 정상 간 친교행사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산책과 같은 정상 간 독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양 정상은 도보다리 산책 당시 소소한 가정사에서부터 국정 운영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남북 합의를 차근차근 실천하면서 남북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상호 간의 신뢰구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흉금을 털어놓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이번 회담의 목표로 삼고 있다. 역지사지하는 마음과 진심을 다한 대화를 통해 우리는 서로 간의 불신을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준구 이형민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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