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방송, 중국 CCTV, 일본 NHK방송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18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첫날 일정을 생중계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남북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이 이날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전달된 것이다.
CNN을 비롯한 방송사들은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설주 여사가 평양 순안공항으로 직접 나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맞이하는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두 정상은 북한 주민들의 환호에 둘러싸여 미소와 함께 포옹을 나눴다”며 “양국 정상 내외는 북한 의장대를 사열했다”고 보도했다. CNN뿐만 아니라 다른 외신들도 김 위원장의 공항 직접 영접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미 언론들은 한국 대통령의 방북 자체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정상회담이 북한 비핵화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양국 정상이 포옹하고 따뜻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문 대통령은 교착상태에 빠진 핵 회담과 그의 인기를 동시에 되살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박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북·미 양측의 차이를 좁히도록 돕는 게 문 대통령의 방북 주요 목표 중 하나”라며 “문 대통령이 성공한다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언론도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중요하게 다뤘다. 공항 환영행사 등을 30여분간 생중계한 NHK는 “비핵화와 관련한 북·미 협의가 교착상태에 있다”며 “문 대통령이 남북 경제협력을 위한 환경 정비와 긴장 완화를 지렛대로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의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표명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초점”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항을 떠나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던 중에 카퍼레이드를 벌인 것에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이 쏟아졌다. NHK는 “남북 정상이 회담 장소로 향하는 길에 대대적인 환영이 이어졌고 거리에도 군중이 늘었다”며 “깜짝 퍼레이드 때문에 회담 일정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CCTV는 서울과 평양 주재 특파원을 연결해 정상회담 예상 일정을 상세하게 전했다. 서울 특파원은 “이번 방문단에는 삼성, 현대 등 기업 대표들을 비롯해 문화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며 “문 대통령은 전용기를 타고 서해 상공을 거쳐 1시간30분 만에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CCTV는 오후에도 남북 정상회담 특집으로 후속 보도를 하면서 “북한이 문 대통령 방북 사실을 사전에 북한 주민에게 알리고 순안공항에서 환영행사를 한 것은 이전과 달라진 부분으로, 북한이 이번 회담을 존중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AP·AFP·로이터통신과 BBC를 비롯한 많은 서방 언론들도 평양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일부 외신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방북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