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방북 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에는 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비핵화 협상을 중계해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첫 회담부터 북·미 협상 재개와 비핵화 진전을 위한 대화에 돌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방북 첫날인 18일 오후 3시45분부터 약 2시간 동안 김 위원장과 3대 3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배석했다.
서 원장과 김 부위원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 비공식 대화를 지휘한 정보 당국 총책임자다. 정 실장은 국가안보 총책임자이자 한·미 대화 채널 최고위직으로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존 볼턴 현 NSC 보좌관과 함께 북핵 상황을 조율해 왔다. 김 제1부부장은 명실상부한 ‘백두혈통’ 최측근으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방북 첫 회담부터 명실상부한 최고위직의 3대 3 회동이 시작된 것은 시급한 현안인 비핵화 협상부터 다루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양 정상의 정상회담은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개최됐다. 노동당 본부청사는 북한의 청와대와 같은 곳이다.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어 북한은 그동안 대외 공개를 극도로 꺼려했다. 김 위원장이 본부청사는 물론 평양에서 외국 정상과 회담하는 것 자체도 처음이다. 2000년과 2007년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모두 남측 대통령 숙소였던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됐었다.
문 대통령이 청사에 입장할 때에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부위원장단 8명이 도열했다.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문 대통령의 역할에 김 위원장도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은 또 남측 취재진의 청사 취재도 허용했다. 이 역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 베이징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적은 있지만 평양에서 개최한 것은 처음”이라며 “노동당사에서 남북 정상이 처음 회담을 갖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