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 시 의전·경호 최대 변수는 ‘남남 갈등’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4월 27일 판문각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철통 경호를 받으며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오전 회담 후 승용차로 북측으로 돌아가는 모습.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이 현실화되면 의전·경호 문제가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상 첫 서울행에 대비해 역대급 규모의 경호와 최고 수준의 의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진영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돼 ‘무사한’ 정상회담 진행이 최대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은 전용기인 ‘참매 1호’ 등 비행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성남 서울공항으로 올 수 있다. 이 경우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공항으로 마중나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18일 평양 순안공항 환영 행사에서 북한이 예포를 발사하고 의장대가 문 대통령을 ‘각하’라고 호칭하는 예우를 보인 만큼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행사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판문점 회담 당시 협소한 장소 탓에 분열 등을 못한 것에 대해 “약식 의전이 아쉽다”고 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불러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서울 회담은 청와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평양 정상회담이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것과도 걸맞다. 서울공항에서 헬기를 이용하면 이동도 용이하다.

김 위원장이 4·27 정상회담 때처럼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를 타고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오는 방법도 있다. 다만 판문점과 청와대는 52㎞가량 떨어져 있고, 서울시내를 직접 통과해야 하는 만큼 차량을 이용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김 위원장의 경호는 청와대 경호처 주관 하에 북한 측과 합동으로 펼쳐지게 된다. 지난 2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방남 당시 경호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974부대도 다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서울 회담이 가시화될 경우 최대한 북측 입장을 반영해 경호 계획을 짠다는 입장이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화된 게 없다”고 말했다.

최대 변수는 ‘남남(南南) 갈등’이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2월 방남 때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가 통일대교를 막아서자 군이 소유한 전진교로 우회해 서울로 이동했다. 때문에 김 위원장 방남 시 일부 단체가 동선을 따라 반대 집회를 열고, 김 위원장 사진이나 인공기를 불태운다면 정부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전국의 경찰력이 총동원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의 숙소도 경호 문제가 일차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이 거론된다. 김 부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도 지난 2월 이곳에 머물렀다. 정부가 워커힐호텔을 숙소로 제안했고 북측도 이를 수용했다. 워커힐호텔은 복잡한 도심에서 떨어진 한강변에 위치해 경호에 유리하다.

김 위원장 서울 답방 문제에 대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면서도 “북한 핵 폐기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도의 진전을 이룬 뒤 답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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