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이 되면 임기 동안 대입 제도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논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방향은 맞지만 도입하려면 10년가량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분석이다. 차기 국회의원 선거 출마 여부는 즉답을 피해 또다시 1년짜리 교육부 장관이 나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유 후보자는 대입 개편과 관련한 질문에 “대학 입시를 둘러싸고는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크다. 발표한 대입제도가 있는데 제가 장관이 돼서 임기 중에 또 다른 제도를 발표하면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므로 (발표된 대입 개편안을 바탕으로) 공정성을 강화하는 게 먼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은 “우리나라만 수능이 객관식인데 (한국이) 뒤처지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게 공정성이지만 공정성을 담보하더라도 창의성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 후보자는 “(논술형 시험이) 분명 방향성은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수업 방식의 변화라든가 이런 것을 선생님들과 함께 찾아서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 10여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 후보자를 가장 당황시킨 질문 가운데 하나는 차기 국회의원 선거 출마 여부였다.
야당 의원들은 1년 남짓한 단명 교육부 장관으로서는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2020년 4월 총선 출마 여부를 물었다. 유 후보자는 “지난 1년 동안 교육 문제에 관한 여러 혼란이 있었다. 정책조정 조율 능력이나 경험, 소통 공감 역량들이 이번에 제가 지명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여당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앞서 나온 1년짜리 장관이란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야 한다. 제대로 역할을 하지 않고 총선 출마하면 이거야말로 경력관리용 장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교육이 중요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도덕성 공방도 치열했다. 이미 드러난 딸 위장전입 문제는 여당 의원들이 사과하도록 멍석을 깔아줬다. 박경미 민주당 의원은 “교육 분야 수장이 되실 분으로서 자녀 위장전입 이력이 있다는 건 어떻게 해도 합리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는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 후보자가 남편 회사의 사내이사를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채용한 것은 겸직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고 질타했다.
유 후보자는 “해당 보좌관은 의원실에서 일한 뒤부터는 남편 회사와의 어떤 금전 관계도 없었고 사실상 퇴사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야당의 의혹 제기가 대부분 아니면 말고 식”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출처가 불분명한 소득 8500만원 보도나 학교 앞에서 속도위반을 했다는 보도 등이 있는데 야당의 마구잡이 검증이 우습다”고 야당을 꼬집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