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팎서 줄줄 새는 맨유… 망신살 뻗친 축구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리 그랜트가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카라바오컵’ 3라운드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슛을 가까스로 막아내고 있다.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경기장 안팎에서 망신을 사고 있다. 리그 컵대회에서 2부 리그 소속 팀에 덜미를 잡히는가 하면 감독-선수 간 볼썽사나운 내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맨유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펼쳐진 2018-2019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 경기에서 더비 카운티(2부 리그)와 2-2로 비겼지만 승부차기 끝에 7대 8로 져 탈락했다. 1-2로 끌려가던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 마루앙 펠라이니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필 존스의 실축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는 첼시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과 프랭크 램파드 더비 감독의 첫 사제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두 감독은 2004∼2007년 첼시에서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고, EPL·리그컵 우승 각 2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 1회의 성적을 합작했다. 램파드 감독은 지난 5월 더비 사령탑에 오른 ‘초짜’임에도 예상치 못한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

올 여름 내내 지속됐던 무리뉴 감독과 맨유 주축선수 폴 포그바의 불화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제자에게 당한 패배보다 더욱 뼈아픈 일이다. 포그바는 지난 24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무리뉴 감독의 수비 위주 전술에 비판을 가했다. 직전에 펼쳐진 약체 울버햄튼과의 리그 경기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거둔 뒤에 가진 인터뷰에서였다. 그는 “홈경기에서는 공격에 공격을 퍼부어야 한다. 상대가 우리의 공격을 보고 무서움을 느끼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나는 감독이 아닌 선수이기에 더 이상 말할 수 없다”고 감독의 능력을 꼬집었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출전 명단에서 포그바를 제외한데 이어 그의 부주장직도 박탈했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좋지 않은 결과도 아니고 큰 문제도 없다. 나는 감독이고 이런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밝혔지만 포그바와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포그바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 이적설도 다시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맨유는 올 시즌 정규리그 6경기에서 3승1무2패(승점 10점)를 거둬 7위로 처져 있다. 부진에 불화설까지 겹친 탓에 우승은커녕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기회도 잃을 처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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