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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무대서 자화자찬하다 웃음거리 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 도중 멋쩍게 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장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주창하며 자화자찬하다 세계 정상들의 웃음거리가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는 중국과 이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을 주된 공격 타깃으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일반토의 연설에서 간단한 인사말을 마치자마자 “이 자리에서 우리가 이뤄낸 엄청난 성과를 공유하겠다”고 운을 뗐다. 트럼프 대통령이 “2년 남짓 동안 내 행정부는 역대 어느 행정부보다도 많은 것을 이뤄냈다”고 말하자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장내는 돌연 웃음바다가 됐다. 당황한 트럼프 대통령이 머쓱하게 웃으며 “이렇게 반응할 줄은 몰랐지만 괜찮다”고 말하자 박수까지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정상들의 비웃음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인 ‘노드스트림 2’를 비난하며 “독일이 지금 당장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러시아 자원에 완전히 종속될 것”이라고 말하자 독일 외교관들은 모두 허탈한 표정으로 웃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은 기가 차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이 장면은 장내 카메라가 마침 독일 대표단을 비추는 바람에 그대로 방송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본부를 나서며 기자들에게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웃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이 그런 반응을 보일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당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던 2014년에 쓴 트위터 메시지도 덩달아 회자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에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쓴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내내 반세계화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미국인이 통치한다”며 “우리는 세계화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며 애국주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19세기 인물인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며 “먼로 대통령 시절부터 미국은 외부 간섭 배제를 공식 정책으로 삼아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선 “중국의 시장 교란과 협상 방식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내 행정부가 보여줬듯 미국은 언제나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 회원국에는 “다른 나라에 기름 값을 바가지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 정권을 ‘부패한 독재체제’라고 지칭하며 “그들은 혼란과 죽음, 파괴만을 추종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뒤이어 단상에 오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비꼬았다. 미국이 이란 정부의 전복을 시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이란 제재를 ‘경제 테러’라고 규정하며 “이란은 전쟁도, 제재도, 위협도, 괴롭힘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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