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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아베 만나 화해치유재단 해산 방침 밝혀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뉴욕 파커호텔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해산 방침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국민들의 반대로 화해치유재단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해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국내적으로 재단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 문제를 지혜롭게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이듬해 7월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재단 출범을 위해 10억엔(약 100억원)을 송금했고, 재단은 이 돈으로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치유금 지급 사업을 벌였다. 현재까지 치유금으로 44억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지난 7월 일본 출연금 10억엔에 해당하는 금액인 103억원을 예산으로 대체하도록 예비비를 편성했다. 외교부는 화해치유재단과 일본 출연금 10억엔의 처리 방향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12·28 위안부 합의’의 파기나 재협상을 일본에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6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거론하며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면서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아베 총리와 회담 때 “지난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관련 재판에 개입한 정황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강제징용 소송 건은 삼권분립에 비춰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박근혜정부 시절 법원행정처는 청와대와 공모해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을 지연시키려 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와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북·일 국교정상화를 한다는 일본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북한과의 상호 불신의 껍질을 깨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베 총리는 64번째 생일이던 지난 23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찬을 가졌는데,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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