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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만에 3억달러 무기 수출… 中 발끈, 군사 분야로 번지는 G2 갈등



미국이 F-16 전투기 등 군용기 예비부품의 대만 판매를 승인하고, 중국은 미국 군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하는 등 미·중이 무역전쟁에 이어 군사·외교 분야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2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전투기 F-16, F-5, 전술수송기 C-130, 대만 전투기 IDF, 기타 군용기의 예비부품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하고 이를 의회에 통지했다. 대만이 구매를 요청한 부품 규모는 3억3000만 달러(3685억원) 정도다.

미 국방부 안보협력국(DSCA)은 성명을 통해 “이번에 제안된 판매는 구매자의 안보와 방어력 증진을 돕고, 미국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는 지역 내 정치적 안정성, 군사균형, 경제적 진전에 중요한 동력이 돼 왔다”고 밝혔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국제법을 심각히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훼손한 것”이라며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의 런궈창 대변인도 “미국의 이런 행동은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으로 중·미 양국 군 관계 및 대만 해협의 평화를 크게 해친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다음 달로 예정된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2016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미국과 갈등을 겪을 때도 미 항공모함의 홍콩 정박 요청을 거부했었다. 이는 미국이 최근 러시아 무기 구매를 문제 삼아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 등을 제재 대상에 올린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24일부터 각각 2000억 달러와 60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보호무역 행태를 비판하는 ‘백서’를 발간해 “관세라는 몽둥이로 위협하는 상황에선 담판할 수 없다”면서도 눈에 띄게 저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푸쯔잉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부부장은 25일 정부 부처 합동 기자회견에서 “세계 산업 사슬에서 미국은 높은 곳에 있고, 중국은 그 아래 부분에 자리 잡고 있다”며 중국에 아직 수천만명의 빈곤 인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찾아간 광시좡족자치구 산골에서 한 노병의 가족이 흙바닥 집에서 옥수수죽으로 연명하는 모습에 눈물을 흘리며 수백 위안을 건넨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푸 부부장은 이어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고, 부유한 사람은 계속 부유하란 말이냐”고 호소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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