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라랜드’를 틀자 영상 오른쪽 상단 화면에 나오고 있는 배우 이름과 사진이 뜬다. 배우 엠마 스톤의 사진을 클릭했더니 하단에 배우 프로필과 함께 그가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장면이 따로 소개된다. 스톤이 춤추는 영상만 따로 볼 수도 있다.

SK텔레콤이 27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드라마, 영화 속 장면을 원하는 대로 찾아주는 기술을 시연했다(사진). 현재 2500명 이상의 국내외 배우와 키스·결혼식·댄스·식사·번지점프 등 50여개 상황, 계절, 랜드마크, 배경 음악 등을 인식할 수 있다. 주인공의 키스신을 보고 싶다고 하면 AI가 등장인물 중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얼굴을 인식해 두 인물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을 추출한다. 그중에서 키스하는 상황으로 판단되는 장면을 다시 골라내 추천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대량의 영상 콘텐츠와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켰다. SK텔레콤 측은 “모바일 환경에서 콘텐츠를 짧게 끊어보는 미디어 소비 트렌드와 세분화하는 소비자들 취향을 고려해 기술을 개발했다”며 “자사 영상 분석 기술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장 앞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안에 이 기술을 인터넷(IP)TV ‘Btv’와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시청자 취향에 맞는 영화와 드라마를 추천해주는 콘텐츠 개인화 추천 기술도 소개했다. 개인의 시청 이력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모든 시청자는 각자 다른 홈 화면을 만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시청자가 특정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했다면 비슷한 취향의 시청자들이 본 다른 예능 프로그램이 홈 화면에 뜨는 방식이다. SK텔레콤 이종민 미디어기술원장은 시연회에서 “옥수수에 한 달 동안 업로드되는 영상 콘텐츠가 2만건이 넘는다”며 “콘텐츠 추천으로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 자연적으로 IPTV와 옥수수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