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담을 가졌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27일 전했다.
고노 외무상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리 외무상과 20분간 회담했다.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요미우리신문은 회담에서 정상회담을 포함한 북·일 대화의 진행 방식과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이 의제가 됐으며, 고노 외무상은 회담 후 아베 신조 총리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북·일 외무상의 회담은 2015년 8월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외무상과 리수용 당시 북한 외무상이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이후 약 3년 만이다. 앞서 고노 외무상은 지난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했을 때 리 외무상과 만났지만 회담이 아닌 ‘접촉’ 수준이었다.
북·중 외교장관 회담도 이뤄졌다. 리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본부에서 만나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다시 한번 뜻을 모았다. 왕 외교부장은 “중국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과 공동선언을 열렬히 지지한다”면서 “또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북한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중국과 계속 함께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한편 중국 지도부 인사가 북한 정권 수립일(9월 9일)에 이어 북한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에도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9·9절에 서열 3위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방북한 만큼 10·10절에도 상무위원급 인사의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강력한 압박 때문에 9·9절 방북이 무산됐던 시진핑 주석의 ‘깜짝 방북’ 가능성도 나온다.
하지만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르면 10월 중 개최될 수 있는 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10월 4차 방북이 예고된 만큼 북·미 간 상황 진전에 따라 중국 지도부의 방북은 유동적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고노 “20분 회담 내용 말할 수 없다” 3년 만에 북·일 외무상 회담
입력 : 2018-09-27 05:2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