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74·왼쪽 사진)전 독일 총리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 대표 김소연(48·오른쪽)씨가 10월 5일 독일 베를린에서 화촉을 밝힌다.
독일 일간 빌트에 따르면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 통일의 상징으로 꼽히는 브란덴부르크문 근처에 있는 최고급 호텔 아들론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28일에는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축하연을 진행한다. 신혼여행은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여러 문화유산을 둘러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년 전 김씨가 한 국제회의에서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사 역할을 맡은 것을 계기로 연을 맺었다. 지난해 9월 슈뢰더 전 총리의 전처인 도리스 쾨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편과 지난해 결별했고 헤어진 이유 중 하나는 김소연씨였다”고 적으며 슈뢰더 전 총리와 김씨의 열애설이 수면 위에 올랐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 사회민주당(SPD) 소속으로 1998년 취임해 2005년까지 총리직을 지냈다. 그는 2000년대 초 ‘어젠다 2010(하르츠 개혁)’을 주도하며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사회보장제도를 축소하는 등 노동 개혁에 앞장선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독일의 실업률을 낮추는 데 어젠다 2010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남은 생애를 독일과 한국을 여행하며 보낼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또 “나는 한국 역사와 문화, 예술에 엄청난 흥미를 느끼고 있고 한국인과 한국 문화유산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도 했다. 김씨는 당시 독일잡지 분테와의 인터뷰에서 “슈뢰더와 나는 양국의 문화적 차이를 함께 존중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의 혼인이 한·독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슈뢰더 전 총리는 김씨와의 결혼계획을 발표한 직후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 관계 발전을 기원하기도 했다.
조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