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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태풍 ‘짜미’ 상륙 日 비상… 항공기 1200여대 결항, 부상·실종 피해 속출

일본 오키나와현 요나바루의 항구에 정박해 있던 선박 한 척이 29일 태풍 ‘짜미’로 인한 강풍에 밀려 옆으로 기울어져 있다. 오키나와현은 30일 새벽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났지만 강풍은 낮까지 계속됐다. AP뉴시스


한 달 전 태풍 ‘제비’로 큰 피해를 본 일본에 다시 초강력 태풍 ‘짜미’가 들이닥쳤다. 제비 당시 연결다리가 파손되고 시설이 침수됐던 간사이공항이 다시 폐쇄돼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됐다. 신칸센 등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부상자도 70명 이상 발생했다.

NHK방송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태풍 짜미는 29일 오키나와를 휩쓴 데 이어 30일에는 일본 서부 지역에 상륙했다. 짜미는 일본 열도를 따라 동북쪽으로 이동하며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권에 피해를 입힌 뒤 1일 오전 중 바다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일본 전역은 태풍 대비에 초비상이 걸렸다. 태풍 제비로 인한 피해 복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간사이공항은 30일 오전 11시부터 19시간 동안 폐쇄 조치됐다. 또 30일 오후 8시 기준으로 일본 전역에서 항공기 운항이 총 1293편 중단된 것으로 집계됐다.

고속철도 신칸센 노선 일부와 도쿄 및 오사카 지역 철도도 이날 밤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오사카의 명물인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과 한큐백화점 등 간사이 주요 백화점도 문을 닫았다.

각지에서 피해도 잇달았다. NHK 자체 집계에 따르면, 29일부터 태풍 영향권에 들었던 오키나와현과 가고시마현을 중심으로 부상자가 77명 발생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총 432만명에게 피난 지시 혹은 권고를 내렸다. 오키나와 본섬에서는 25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고 휴대전화 통신장애도 발생했다. 미야자키시에서 60대 여성 1명이 논 배수로에 휩쓸려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가고시마현 아마미시의 한 항구에서는 콘크리트로 만든 높이 11m 등대가 통째로 사라졌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등대가 강풍과 파도에 무너진 것으로 보고 수색에 나섰다. 짜미의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60m다.

오키나와에서는 30일 강풍과 폭우가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현 지사 선거가 진행됐다. 주일미군기지 반대운동을 주도하며 아베 신조 정권과 대립해온 오나가 다케시 전 지사가 지난 8월 갑자기 숨지면서 치러진 선거다. 미군기지 현외 이전을 주장하는 다마키 데니 후보와 아베 정권이 지원하는 사키마 아쓰시 전 기노완 시장이 2파전을 벌여 다마키 후보가 승리했다. 오키나와현 내 일부 외딴섬에서는 태풍 짜미로 인한 피해 우려 때문에 지난 27∼28일 사전 투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홋카이도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홋카이도에서 지진이 난 건 24일 만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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