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거론하며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We fell in love)”고 말한 것이 역풍을 불러왔다.
미국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전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상응조치를 요구하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체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한 몇 시간 뒤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랑 발언’을 한 점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중간선거 공화당 지원 유세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성과를 설명하다가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의 반응은 차가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 낙관적인 시각을 제시했지만 협상은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지만 북한의 고위 관리(리용호 외무상)는 ‘미국이 상응 조치를 담은 따뜻한 말로 도와주기 전까지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일했던 사만다 비노그래드 CNN 애널리스트는 개인 칼럼에서 “사랑은 아픔을 준다(Love hurts)”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