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구축함이 중국과 동남아 국가의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부근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행했다. 중국은 10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미·중 간 2+2(외교안보) 대화를 취소하는 등 양국의 군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해군 소속 유도미사일 구축함 ‘디케이터’가 30일(현지시간) 난사군도의 게이븐과 존슨 암초의 12해리(약 22㎞) 내 해역을 항해했다고 보도했다. 이 구축함은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으로 10시간가량 남중국해를 항해하며 두 암초 근처를 지나갔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국제수역을 정기적으로 항해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비행과 항해를 하고 작전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행의 자유 작전은 어느 한 나라를 겨냥하지도 않고 정치적 의미도 없다”고 덧붙였다.
난사군도는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등으로 불리며 중국과 동남아 여러 나라가 어업권과 자원 영유권 등을 놓고 끊임없이 갈등을 빚는 지역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곳곳의 암초 등을 인공섬으로 만들고 군사시설을 건설해 남중국해 영유권 굳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해군은 지난 5월에도 이지스구축함 ‘채피’를 동원해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인근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했다. 지난주에는 전략폭격기 B-52 2대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했다.
미국과의 갈등이 계속 악화되면서 중국은 10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의 2+2 대화를 취소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리쭤청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과 함께 2차 미·중 대화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매티스 장관을 상대할 중국군 고위인사가 없다는 이유로 회담 보류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첫 번째 미·중 외교안보 대화는 지난해 6월 워싱턴에서 열렸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美구축함 남중국해 진입 中, 안보대화 취소 반발
입력 : 2018-10-01 05:3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