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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평화의 원동력은 强軍”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저녁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의 힘이 바탕이 될 때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지난해와 달리 열병식과 전략무기 공개 없이 축제 형식으로 치러졌다. 정부 주관 기념식은 역대 처음으로 오후 ‘프라임 타임’에 개최돼 전국에 생중계됐다. 청와대는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반영하고, 보훈의 격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국군의 날이 되레 초라한 처지로 내몰렸다는 정치권의 비판도 나온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국민과 함께하는, 세계 속의 대한 국군’이라는 슬로건으로 1일 오후 6시20분부터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국군의 날 기념식을 거행했다. 지난해 기념식은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대북 전략무기가 총출동한 가운데 개최됐다. 하지만 이번엔 공군 곡예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야간 비행쇼가 자리를 대신했다. 기념식 말미에 가수 싸이가 등장해 공연을 하자 장병들이 야광봉을 들고 함께 춤을 췄다. 미래 전투수행체계 시연 순서에선 장병들이 화려한 LED 조명과 함께 가상 전투 시범을 보였다.

5년 주기로 대규모 병력과 전차·장갑차 등을 동원했던 시가행진은 생략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8월부터 시가행진과 열병식 개최 여부를 두고 논의했다”며 “전 국민이 지켜볼 수 있도록 기념식 시간을 오후로 옮긴 만큼 축제 분위기에서 행사를 진행하자는 공감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강군(强軍)의 필요성과 함께 군 내부 개혁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여전히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평화가 더욱 절실하다”며 “그러나 단번에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 평화는 우리의 힘이 바탕이 될 때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 영빈관에서 참전용사 등을 초청해 개최한 국군의 날 경축연에서도 “지금 우리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했다”며 “우리가 가는 길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며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예상하기 어렵다. 어느 때보다 튼튼한 국방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만드는 원동력은 강한 군”이라며 “지금 추진하고 있는 국방개혁은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강한 군대가 돼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군 복무기간에 따른 맞춤형 취업과 경찰관·해경·소방관 등 제대군인 채용 확대도 약속했다. 국군의 날 경축연이 청와대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오전에는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도 참석했다. 국군의 날 기념식과 참전용사 초청 경축연에 이어 보훈의 격을 높이기 위한 행사들이 릴레이로 개최된 것이다.

이날 봉환된 유해 64구는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에서 북·미가 공동으로 발굴한 유해 가운데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유해다. 문 대통령은 유해를 향해 직접 거수경례로 예를 표하고 64구의 유해에 일일이 6·25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보수 진영은 강력히 반발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초라한 국군의 날을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우리 군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국군의 날 행사를) 전쟁기념관에서 조촐한 기념식으로 대신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일부 보수단체는 예년에 비해 약식으로 진행된 국군의 날 행사에 반대하며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박세환 이형민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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