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함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던 미국 구축함에 40m까지 접근하며 물리적 충돌 직전 상황까지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함이 지난달 30일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의 게이븐 암초 인근 해역을 항해하자 중국 군함이 접근했다. 당시 디케이터함은 스프래틀리 군도 해역 주변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으로 10시간 동안 항행하며 게이븐 암초와 존슨 암초의 12해리(약 22㎞) 이내 해역을 지나가고 있었다.

뤼양(旅洋)급 구축함인 중국 함정은 디케이터함에 접근해 해당 해역을 떠날 것을 경고하며 점점 더 공격적인 기동을 했다. 이어 이 군함이 디케이터함 정면으로 41m까지 접근하자 미 해군은 충돌 방지 기동을 하며 항로를 변경했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함대 대변인은 “중국 구축함 한 척이 게이븐 암초 부근에서 접근해 공격적인 기동을 함에 따라 디케이터에 그 지역을 이탈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칼 슈스터 전 미 해군 대령은 “함장이 근접조우 시 진로를 변경할 시간이 불과 몇 초에 불과해 매우 위험하다”며 “배들이 900여m 이내로 가까워지면 함장들은 매우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브라운 대변인은 그럼에도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계속 비행과 항해를 하고 작전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남중국해 암초 부근 해역에 군함을 무단 진입시켜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며 “이는 양국 군사관계를 심각히 파괴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해친다”고 반발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위반했다”며 결연한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