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자사 노동자의 시급을 다음 달부터 최대 배 넘게 올리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 결정으로 미국 내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논의가 또 한 번 불붙고 있다.
아마존은 35만명에 달하는 자사 미국 노동자들의 시급을 다음 달부터 15달러(약 1만6800원)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그동안 근무지가 속한 주의 최저임금에 가까운 시급을 받았다. 미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임금 기준이 7달러25센트(약 8100원)임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으로 시급이 최대 배로 오르는 셈이다. 영국 지사 노동자들의 시급도 최대 10파운드50펜스(약 1만5200원)까지 인상된다. 아마존은 연방정부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의회를 상대로 로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소식을 접한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중요한 결정”이라며 “세계의 모든 경영자들에게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따를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USA투데이는 샌더스 의원이 실질적으로 아마존의 임금 인상 결정을 이끌어낸 인물이라고 전했다. 샌더스 의원은 그동안 아마존이 높은 실적을 올리면서도 노동자 임금은 낮게 책정한다며 강력하게 비판해 왔다. 지난달에는 정부가 15달러 미만 시급을 받는 노동자에게 복지를 제공한 후 비용은 고용주에게 받아내도록 하는 ‘베조스 중단법’도 발의했다. 아마존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120조원)를 넘어선 뒤로는 여론의 비판도 거세졌다. 아마존의 결정은 다른 업체들엔 또 다른 압박이 될 전망이다. CNBC 방송은 “이 결정으로 소매업자들은 새로운 이윤을 내라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