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폴 매카트니, 미국의 제이지 같은 톱스타들이 섰던 무대인 미국 뉴욕의 시티필드. 최근 이곳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를 보려고 미국 각지에서 모인 팬들이 공연 이틀 전부터 콘서트장 주변에 텐트를 설치하고 노숙에 들어갔던 것이다. 선착순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스탠딩석 티켓을 구입한 팬들이었다.
빌보드를 비롯한 미국 매체들은 ‘BTS 빌리지’로 불린 이 텐트촌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1500명 넘는 팬들이 텐트를 치고 콘서트를 기다렸다”며 “뉴욕 지하철 당국은 시티필드까지 운행하는 지하철을 추가 편성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6일(현지시간) 팬들이 그렇게 기다린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개최됐다. 올 들어 두 차례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방탄소년단이 팝의 본고장을 강타하는 또 하나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공연 티켓은 지난 8월 예매 시작과 함께 일찌감치 매진됐었다.
뉴욕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열고 있는 북미투어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였다. 이들은 지난달 5일 로스앤젤레스 콘서트를 시작으로 이날 뉴욕 공연까지 미국과 캐나다 7개 도시에서 총 15회에 걸쳐 공연을 열었다. 뉴욕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신곡 ‘아이돌(IDOL)’을 시작으로 ‘DNA' ‘페이크 러브(FAKE LOVE)’ 같은 히트곡을 열창했다.
관객 4만명은 콘서트가 열리는 내내 “BTS”를 연호했다. 한국어로 된 노래를 큰 목소리로 따라 부르는 팬도 적지 않았다. 멤버들 역시 감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지민은 “시티필드까지 오게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빌보드 1위, 유엔 연설, 미국 스타디움 공연…. 이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팬클럽) 아미(ARMY)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모았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공연이 끝난 뒤에도 팬들의 함성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관객석에서 “앙코르”를 외치자 멤버들은 다시 등장해 ‘소 왓(So What)’을 비롯한 히트곡들을 들려줬다. 방탄소년단은 9일과 10일 영국 런던의 오투아레나 공연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