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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에 미친 MBA 졸업생 ‘발효음료 기업’ CEO 되다

왼쪽부터 콤부차 스타트업 ‘부루구루’의 김형진 고객경험총괄이사, 박상재 대표, 박훈 CTO, 추현진 전략이사. KAIST 제공


5년 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 기숙사에서 맥주를 빚다가 정전 사건을 일으킨 학생이 동문 석·박사들과 함께 유기농 발효음료 스타트업을 창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인 KAIST 테크노 MBA 졸업생 박상재(30)씨로 부루구루라는 회사 대표다. 국내·외 각종 양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맥주회사를 공동으로 세운 경험도 있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난해 12월 KAIST MBA 출신 동문들과 의기투합해 부루구루를 창업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주목한 아이템은 최근 건강 기호식품으로 급부상한 콤부차(Kombucha)다. 녹차·홍차를 우린 물에 각종 미생물로 구성된 공생체(SCOBY)를 넣어 발효시킨 콤부차는 고대 중국 만주 일대에서 유래한 음료다. 과거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과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등이 즐겨 마시던 콤부차는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의 기호식품으로도 유명세를 타며 지난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콤부차는 맥주와 공정 방식이 매우 비슷하다. 때문에 양조 전문가인 박 대표는 전반적인 경영과 함께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여기에 공동 창업자이자 테크노 MBA에 재학 중인 박훈(29) CTO가 생산과 일반 경영 관리를, 아모레퍼시픽 미래성장팀에서 사내·외 스타트업 기획 경력을 가진 테크노 MBA 출신 추현진(40) 이사가 전략파트를 담당한다. 올해 초 경영공학부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합류한 김형진 이사는 고객관리를 맡고 있다.

부루구루의 가장 큰 강점은 12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양조 및 R&D가 가능할 정도로 직무 관련 전문성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콤부차에 대한 낮은 인지도, 고가 전략을 취하는 수입제품 탓에 일반인들이 콤부차에 쉽게 접촉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은 넘어야만 할 과제다.

이들은 균일화된 품질 관리, 자체적으로 완성한 대량 생산·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국내 콤부차 시장을 선도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 KAIST의 기업가 정신에 따라 ‘건강한 음료로 건강한 사람,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 하겠다’는 목표 역시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박 대표는“외국에서는 MBA 출신의 20∼30%가 창업에 나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MBA 출신 창업가를 좀처럼 찾기 힘들다”며 “부루구루의 성공으로 국내 MBA 창업의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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