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가 축복… 이중직 목회자에 대한 시선 유연해져야”

신앙과 일 콘퍼런스에서 강연한 목사들은 목회자들이 먼저 성도들의 삶의 터전에 다가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8일 서울 예한교회에서 브라이언 드와이어 목사(왼쪽)와 레이 창 목사가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목회를 하면서 생계 활동을 하는 이중직 목회자는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성도 수는 줄어들지만 신학대 졸업생은 꾸준히 배출되면서 일터로 향하는 목회자들이 늘고 있다. 일과 신앙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목회자도 많아지고 있다.

이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컨퍼런스가 열렸다. 다음세대 교회개척 연합인 ‘넥스트 네트워크’가 7일부터 서울 예한교회(이승현 목사)에서 진행 중인 ‘인터섹션 서울 2018 페이스 앤 워크(Intersection Seoul 2018 Faith & Work)’ 컨퍼런스다. 이중직 사역의 방법과 필요성을 역설하는 재미교포 레이 창(앰배서더교회), 브라이언 드와이어(알파인교회) 목사를 8일 만났다. 두 사람은 캘리포니아주와 유타주에서 각각 목회를 하고 있다.

창 목사는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직업의 성경적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에서는 인간이 타락하기 전에도 일터가 축복이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며 “일터에서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나타내는 게 기독교인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더 많은 목회자들이 일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창 목사는 자동차 공유 회사인 우버(Uber)에서 운전사로 일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신학교와 신학대학원만 나온 목회자들은 시장경제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교회 성도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드와이어 목사는 이중직 목회자들이 현실적인 설교와 제자훈련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평일에는 성도들과 함께 일하고 주일에는 이를 토대로 성경적 가치를 나누면 전임 목회자보다 더 명료한 메시지를 만들 수 있다. 그는 “신학적 설명도 중요하지만 성경의 가치를 성도들의 삶 속에 적용시킬 수 있는 ‘제자화’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드와이어 목사는 ‘대화를 통한 제자화’를 이중직 목회에 최적화된 방법으로 꼽았다. 그는 “예수님은 3년 동안 제자들과 대화하며 하나님의 뜻을 가르쳤다”며 “이중직 목회자들은 하나님께 이르는 대화법을 삶이라는 소재를 통해 가르쳐야 한다”고 권면했다.

이들은 이중직 목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한국의 주요 교단들이 더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창 목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목회자들은 성도들이 일하고 살고 노는, 모든 곳으로 가야 한다”며 “교단들이 오히려 이들을 도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드와이어 목사도 “사회가 변화하면 교회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며 “한국에도 더 많은 선교 기회가 있는 이중직 목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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