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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논문 저자 등재된 초중고생 56개 대학 452건 추가 확인



교육부 조사에서 자녀 여부와 상관없이 미성년자(초·중·고교생)들이 논문 저자로 등재된 사례가 최근 10년간 591건이나 된 것으로 9일 파악됐다. 자신의 자녀를 논문 저자로 올린 139건 외에 452건(56개 대학)이 추가 파악된 것이다. 교수 사회는 기여도가 없는 동료 교수의 자녀를 자신의 논문에 저자로 올리는 이른바 ‘품앗이 등재’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대학 402곳은 지난 4일까지 미성년자들이 논문 저자로 등재된 현황을 자체 파악해 이 같은 내용을 교육부에 보고했다. 앞서 교육부는 논문 기여도가 낮은 미성년자들의 저자 등록 실태가 예상보다 심각하고, 기존 조사에서 조카 등 친인척 혹은 동료 교수나 지인의 자녀를 저자로 끼워넣기 하는 사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7월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그간 교수 사회에서는 ‘자녀 끼워넣기’보다 ‘품앗이 등재’가 더 널리 퍼져 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족 등 특수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꼼수’를 부린 교수들만 조사를 피해간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국립대 교수는 “친한 교수끼리 자녀 이름을 넣어주는 게 실제로는 더 흔하다. 문제될 소지가 더 많은 교수들이 오히려 조사를 받지 않는다는 불만도 꽤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 실적이 없는 미성년자들이 부당하게 저자로 등재돼 논문실적이 이른바 ‘스펙 쌓기’로 변질됐을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일보 취재에서는 방학 때만 잠깐 실험에 참여한 친구의 고등학생 딸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지수(SCI)급 논문 저자로 올린 교수 사례도 파악됐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지시하면서 “미성년 논문 저자 등재 건은 많은 논란이 됐는데도 아직 (조사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다”며 “미성년자가 논문에 이름을 올리는 게 아직 국내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일인 만큼 하나하나 다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452건 전체에 대해 교수와 미성년 저자와의 관계, 저자 등재 경위 등을 분석해 연구부정 검증 실시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조사가 필요한 건에 대해서는 각 대학에 통보하고 해당 대학이 조사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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