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닥칠 세계의 경제 위기는 붕괴를 의미할까, 아니면 세기의 기회가 될까. 경제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면 그건 언제 어떻게 올 것인가.
‘요동치는 권력지형’의 저자 디르크 뮐러는 이를 지진과 비교한다. 지질학자들은 수치와 징후로 지진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 시간과 파장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할 뿐이다. 금융 전문가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학자들은 시기를 정확하게 내다보진 못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면 곧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몰아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가올 경제 위기의 배경과 이로 인해 마주할 기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의 ‘우리 생애 최악의 경제 위기가 온다’에 담긴 경고를 인용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디지털화와 자동화의 의미를 짚는다.
2018년 현재의 상황을 점검하고, 2008년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분석한 내용도 실려 있다. 미국발 경제 위기는 부동산 버블과 모기지론의 부실화, 모기지론의 증권화로 불거졌는데, 현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금권정치로 변질된 유럽의 민주주의, 도둑정치(kleptocracy·권력자가 막대한 부를 독점하는 정치 체제)의 길을 가고 있는 상황 등을 꼬집는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부패가 계층 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포퓰리즘과 극단주의의 모태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유럽연합 내 국가들의 불균형한 경제 발전이 유럽 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1992년부터 금융권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금융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베를린=김상국 통신원 (베를린자유대학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