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유스 유인우주선이 발사 직후 추진로켓에 고장이 나면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주선에 탑승했던 미국과 러시아 우주인 2명은 비상 착륙했다.
러시아의 ‘소유스 MS-10’ 우주선은 11일 오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발사된 지 119초 만에 보조 추진로켓에 문제가 생겨 지상으로 떨어졌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러시아연방우주청은 “2단 추진로켓 분리 과정에서 3단 추진로켓이 긴급 정지됐다”며 “(우주인들이 탑승한) 캡슐은 추진로켓에서 분리된 후 탄도 강하 모드에 들어갔고 정상각도보다 높은 고도로 비상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이 우주선은 당초 6시간 정도 비행한 후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었다.
비상 착륙한 미국 우주인 닉 헤이그와 러시아 우주인 알렉세이 오브치닌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고,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구조 당국과 두 우주인 간에 바로 연락이 이뤄졌으며 수색구조대가 카자흐스탄 중부 도시 줴즈카즈간에서 약 20㎞ 떨어진 착륙 지점에 급파됐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언론은 발사 과정에서 2단 추진로켓의 엔진이 작동하지 않은 것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러시아연방우주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우주선 추락 사고는 러시아 우주프로그램에 있어 엄청난 실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ISS에 도킹한 ‘소유스 MS-09’ 우주선에서는 지난 8월 지름 2㎜의 미세한 구멍 2개가 생겨 공기가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러시아연방우주청은 ISS에 체류하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구멍을 뚫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