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돌아온 H.O.T. 5만 관객 사로잡았다

그룹 H.O.T. 멤버들이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두 팔을 흔들며 관객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솔트이노베이션 제공


17년 만이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이 하얀색으로 물들었다. 하얀 우비를 입은 관객 5만명은 함성을 지르며, 때론 눈물을 훔치면서 공연을 관람했다. 이들은 ‘오빠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하며 3시간 넘게 이어진 콘서트 내내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화제의 콘서트는 H.O.T.가 13일 개최한 공연이었다. 올림픽주경기장은 이들이 2001년 2월 27일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던 곳. 당시 해체설에 휩싸였던 H.O.T. 멤버들은 “우리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약속했지만 그해 5월 결국 해체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공연은 H.O.T.의 데뷔곡인 ‘전사의 후예’가 울려 퍼지면서 시작됐다. “아∼ 네가 네가 뭔데”로 시작하는 장우혁의 강렬한 랩이 시작되자마자 공연장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H.O.T.는 90년대에 선보인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으며, 과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늑대와 양’ ‘아웃사이드 캐슬’ ‘열맞춰’ ‘아이야’ 등을 잇달아 불렀다.

멤버들 역시 팬들 못지않게 큰 감동을 받은 듯했다. 리더인 문희준은 “17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콘서트를 열게 됐다. 너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했다. 토니안은 “H.O.T.에서 외국인을 맡았던 토니안”이라고 인사했고, 이재원은 “내년에 마흔 살이 되는 H.O.T. 막내”라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우혁은 “이렇게 많은 팬이 온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타는 “여러분 덕분에 (이런 콘서트를 열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이미 지난 2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재결합 무대를 선보여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콘서트는 2001년 이후 사실상 처음이었다. H.O.T.의 콘서트는 온라인에서 암표가 15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공연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모았었다.

H.O.T.는 콘서트 이후에 그룹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강타는 “늦었지만 함께 모일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자주 이렇게 모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H.O.T.는 ‘캔디’ ‘행복’ ‘위 아 더 퓨처’ 등의 히트곡을 들려줬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도 이어졌다. 이들은 14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H.O.T의 재결합 공연이 열린 13일과 14일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젝스키스의 콘서트도 열려 눈길을 끌었다. 젝스키스는 2016년 활동을 재개해 꾸준히 공연을 열고 신곡도 내놓고 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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