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11월 6일 실시되는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이 8년 만에 연방 하원을 탈환하느냐 여부다.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민주당의 하원 승리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그러나 유례없는 경제 호황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기를 앞세운 공화당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14일(현지시간)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번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과반(218석)보다 8석 많은 226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화당은 209석을 얻을 것으로 집계됐다.
CBS방송과 유고브는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투표율을 지목했다. 그리고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우세하고, 낮으면 공화당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표율이 높을 경우 민주당이 235석을 획득해 200석에 그친 공화당에 대승을 거둘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투표율이 낮을 경우 218석을 얻은 공화당이 턱걸이 과반을 하면서 217석의 민주당에 1석 차의 초박빙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이 조사는 ‘반(反)트럼프’ 정서는 응집력이 떨어지지만 널리 퍼져 있고, 공화당 지지층은 확장성이 없지만 결집돼 있음을 시사한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도 이날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응답자의 53%가 이번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을 찍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공화당에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은 42%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 8∼11일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의 양당 간 11% 포인트 격차는 지난 8월 조사의 14% 포인트 격차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전했다.
WP와 ABC방송은 남성과 여성 간 투표 성향 차이에 주목했다. 가까스로 임명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성폭력 의혹이 여전히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성 응답자의 59%는 민주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공화당을 찍겠다는 여성 비율은 37%에 그쳤다. 그러나 남성에서는 공화당 지지가 48%로, 민주당 지지 46%보다 2% 포인트 높게 나왔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를 타며 회복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40%대 초중반을 기록하던 지지율은 지난 8월과 9월 초에 37∼39%로 떨어졌다. 최측근이었던 마이클 코언과 폴 매너포트의 비리 의혹이 연일 보도되고, 두 사람이 같은 날(8월 21일) 유죄 평결을 받은 시점에 하락세가 본격화됐다. 지지율이 9월 중순을 기점으로 다시 오르게 된 원동력은 경제 호황과 캐버노 인준 성공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CNN방송은 지난 4∼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2020년 차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46%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재선에 실패할 것이라는 응답이 47%로 1% 포인트 높았지만, 지난 3월 조사에 비해 트럼프의 재선을 희망적으로 보는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CNN은 분석했다. 지난 3월 조사에선 트럼프의 재선 실패 응답자가 54%였다.
CNN 조사에서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이 33%의 지지율을 얻으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미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3%로 2위를 기록했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각각 9%, 8%의 지지율로 그 뒤를 이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