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러시아·프랑스·벨기에 방문에 나섰다. 그러나 순방 일정보다 비핵화 실무협상 파트너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유럽 내 전격 회동 가능성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비건 특별대표는 16일 이고리 모르굴로프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외무차관을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특히 비핵화 실무협상의 북·미 대표인 비건 특별대표와 최 부상이 시간차를 두고 러시아를 방문한 것에 눈길이 쏠린다. 최 부상은 지난 6일 모스크바를 찾아 모르굴르프 차관과 회담했다. 비건 대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7일 평양 방문에 동행했으나 최 부상이 러시아에 머물고 있어 이들의 조우는 성사되지 못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19일 ‘최선희·비건 회동’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갖자고 제안했다. 북한은 그러나 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건 대표가 유럽을 방문한 만큼 현지에서 최선희·비건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미가 러시아를 매개로 회동의 막판 조율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비건 대표가 유럽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조만 요청하고 돌아갈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최선희·비건 회동은 기약 없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