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모델이 독과점했던 중소형 상용차(LCV) 시장에 르노삼성자동차가 출사표를 내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유럽 인기 상용차 ‘마스터’(사진)를 새로 출시한 르노삼성차는 “소비자에게 선택 기회를 주고 시장점유율을 0%에서 10%로 끌어올리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르노삼성차는 16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연구소 ‘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마스터의 경쟁차는 현대차 ‘포터’, 기아차 ‘봉고’ 등 1t 규모의 상용차다. 업계에 따르면 상용차 내수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웃돈다.
시장에 새로 진입한 마스터는 공간 및 작업효율성과 운전자 안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태준 르노삼성 영업본부장 상무는 “선택권조차 없었던 고객들에게 마스터가 새롭고 가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라며 “낡은 플랫폼 일색이던 LCV 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유럽 최고의 상용차 스테디셀러를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포터나 봉고의 가격이 2000만원대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2900만∼3100만원인 마스터는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경쟁차보다 보증기간이 길다. 또 안전성 면에서 오래된 국내 모델들보다 앞선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스터는 상용차로서는 국내 최초로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다. 연제현 상품기획담당 부장은 “지금 도로에 다니고 있는 상용 모델들은 에어백조차 없는 것들이 많다”면서 “기존 상용차들은 엔진이 모두 아래에 있고 앞에는 철판 하나뿐이어서 소비자들은 회복이 불가능한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스터 등장에 따라 자동차업계가 상용차 마케팅에 더욱 활발히 나서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직접 중고 상용차 품질을 인증해주는 ‘상용중고차 품질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화물복지재단 회원을 대상으로 상용차 구매 시 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할부 상품을 최근 내놨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