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출퇴근족이라면 평소 왼쪽 얼굴 피부관리에 신경을 써야겠다. 운전석 창쪽에 가까운 왼쪽 얼굴이 오른쪽보다 더 빨리 늙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서수홍 교수는 하루 40분∼4시간 운전해 출퇴근하는 51∼64세 남녀 1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왼쪽 얼굴이 오른쪽에 비해 햇빛에 의한 손상(광노화)을 많이 입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얼굴 표면 각 부분에 빛이 도달하는 양과 피부 광노화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빛 에너지가 오른쪽보다 왼쪽에, 윗부분보다 아랫부분에 더 많이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왼쪽 관자놀이와 눈 아래 부분이 가장 취약했다(그림). 왼쪽 얼굴이 오른쪽에 비해 색소 침착이나 주름이 더 많이 발생했다.
출퇴근 시간에는 태양고도가 낮아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B가 적고 자외선A와 가시광선, 적외선이 많다. 출퇴근 시간은 길지 않고 낮보다 햇빛이 강하지 않게 느껴져 피부에 무해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강한 자외선B뿐 아니라 파장이 길고 에너지가 약한 자외선A와 가시광선, 적외선에 의해서도 피부가 손상을 입는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됐다.
아울러 자동차유리창은 자외선B와 A는 효과적으로 차단하나 가시광선과 적외선 등 파장이 긴 광선에 대해서는 차단 효과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자외선뿐만 아니라 가시광선과 적외선 또한 피부노화의 중요한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간과하기 쉬운 이들 광선에 의한 피부 손상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피부 연구 및 기술’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