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비무장지대(DMZ) 내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 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가운데 청와대도 남북 관계 개선의 ‘결실’과 이행 의지를 적극 홍보하고 나선 것이다.
임 실장은 남북공동선언이행추진위원회(이추위) 위원장 자격으로 5∼6사단 감시초소(GP) 등 강원도 철원 소재 화살머리고지 일대를 방문했다. 임 실장이 DMZ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실장은 지뢰제거 작업 중 발견한 남북의 지뢰, 수통 등을 둘러봤다. 임 실장은 국군·미군·유엔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 수통에 총알 자국 30여발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세상에 이 하나에”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직접 만져봤다.
임 실장은 또 궁예도성이라고 알려진 태봉국 철원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남북은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에서 DMZ 평화지대화를 위해 비무장지대 내 역사유적을 공동조사·발굴키로 합의했다. 임 실장은 위성사진이 동원된 철원성 관련 브리핑을 들은 뒤 “위성에서 보일 정도니 현장에 가면 알아볼 수 있겠다”며 관심을 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뢰제거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지 점검하고, 위험한 작업을 하고 있는 우리 군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지난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을 시작했고, 이번주 중 마무리한다.
임 실장의 화살머리고지 방문은 올 들어 세 차례 이뤄진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무력충돌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전쟁의 위험을 해소하는 조치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