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과 한반도 정세에 관해 논의했다.

유럽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로마 총리궁에서 열린 콘테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하고, 국방 협력 및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을 위한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양 정상은 차관급 전략대화와 산업에너지협력전략회의를 신설해 내년에 첫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이탈리아를 방문한 한국 관광객이 올해 100만명을 돌파하고, 우리의 전통 한지가 이탈리아 지류(紙類)문화재(로사노 복음서 등 8건)의 복원재료로 활용되는 등 문화·교육·관광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 협력이 확대되는 점을 환영했다. 양국은 ‘국방협력 협정’ ‘항공협정’ ‘산업에너지 협력 전략회의’ 3개 분야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유럽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콘테 총리에게도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했다. 콘테 총리는 공동언론발표문에서 “남북 관계의 진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를 위해 개최된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비핵화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유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무대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로마 대통령궁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면담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과 마타렐라 대통령은 양국 간 외교·국방 협력과 한반도 정세에 대한 글로벌 협력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이어진 오찬에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마타렐라 대통령의 딸 라우라와 김정숙 여사도 참석해 우의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의 안전과 이탈리아 한국동포 사회의 권익보호 지원을 당부했다.

로마=강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