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홍콩과 광둥성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인 강주아오(港珠澳) 대교가 23일 정식 개통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날 광둥성 주하이에서 열린 개통식에 직접 참석했다. 강주아오 대교 개통으로 홍콩과 마카오를 가는 데 배로 약 1시간, 주하이를 경유해 육로로 3시간30분가량 걸리던 거리가 30분 남짓으로 단축된다. 일반 차량의 통행은 24일부터 시작된다.
2009년 12월 착공된 강주아오 대교는 총연장 55㎞다. 22.9㎞의 교량 구간과 6.7㎞ 해저터널 구간, 터널 양쪽의 인공섬, 출입경 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20만t급 유조선이 위로 지날 수 있는 해저터널은 수심 40m 지점에 33개의 튜브를 연결해 만들었다. 해저터널 구간은 2개의 해상 인공섬을 통해 연결됐다. 다리는 16급 태풍과 규모 8.0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 사용연한은 120년이다. 전체 건설비는 890억 홍콩달러(13조원)에 달한다.
강주아오 대교는 세계 최장 해저 침매터널이란 기록과 함께 본체 구조물 공사에만 프랑스 파리 에펠탑의 40배가 넘는 40만t의 철강이 투입됐다. 중국 건설업계는 강주아오 대교를 ‘세계 7대 기적의 하나’라고 부르고 있다.
이 다리 개통으로 선전 등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거대 경제권으로 개발하는 웨강아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개발 계획도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웨강아오 지역은 인구 6600만명, 국내총생산(GDP)은 1조3000억 달러에 달해 뉴욕의 경제 규모를 뒤쫓는다.
시 주석은 개혁개방 40주년과 강주아오 대교 개통을 계기로 광둥성을 방문해 ‘신(新)남순강화(南巡講話)’ 행보를 했다.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뒤 2012년 12월 첫 시찰지로 광둥성을 택한 지 6년 만의 방문이다. 시 주석은 전날 광둥성 주하이시의 헝친 하이테크산업지구 등을 찾았다. 시 주석은 에어컨 제조업체 ‘거리’를 방문해 “중국은 자주적인 기술과 혁신역량 발전에서 기개와 결의를 보여야 한다”고 기술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자인 덩샤오핑은 1992년 1월 상하이 선전 주하이 등을 순시하며 흔들림 없는 개혁개방을 강조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