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회담 수행원 만찬 ‘재계’ 외면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후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중구의 한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지난달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했던 특별수행원들이 23일 ‘고려회’라는 이름으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은 불참했는데, 대북 투자와 관련해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와 재계에 따르면 특별수행원들은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모임을 제안했고,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장이 특별수행원들에게 연락해 참석 여부를 파악하는 간사 역할을 맡았다. 모임의 이름 ‘고려회’는 특별수행원들이 평양에서 묵었던 고려호텔에서 땄다.

이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은 모임에 나오지 않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재계에서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만 참석했다.

평양 회담 이후 한 달이 지난 상태에서 대북 투자에 대한 ‘숙제검사’를 받는 자리라는 부담감 때문에 기업 총수들이 불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단순한 식사 모임이라 할 수 없는, 민감한 만남이라는 해석이 많았다”며 “대북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에 어떻게 비쳐질지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모임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인협회장, 차범근 전 축구 대표팀 감독 등이 참석했다.

문 특보는 만찬 전 기자들과 만나 “연내 종전선언 가능성은 아직 있다”며 “현재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 과정을 교착 상태로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 북·미가 서로 조율하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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