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는 과거의 무언가를 새롭게 해석하는 ‘뉴트로(New-tro)’ 현상이 나타날 겁니다. 이건 과거를 재현하는 데 집중하는 ‘레트로(Retro)’나 일반적인 복고(復古) 유행과는 다른 거예요. 복고가 유행할 때는 그것이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일 때가 많죠. 하지만 지금 젊은이들은 그런 맥락에서 과거의 것을 찾지 않습니다. 신선하기 때문에 옛것을 찾는 거죠.”
김난도(55)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는 김 교수가 주도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이날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9’(표지·미래의창)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는 2008년부터 연말이 가까워지면 새해 한국사회를 뒤흔들 트렌드를 내다본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김 교수는 뉴트로 현상 외에도 각종 키워드를 통해 2019년 소비 트렌드를 내다봤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처럼 특정 개인이 주도하는 ‘1인 마켓’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으며, 자신만의 기준으로 무언가를 소비하면서 자기애를 강하게 드러내는 ‘나나랜드’ 현상도 강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예의를 지키는 ‘매너 소비자’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밀레니얼 가족’도 내년 트렌드를 대표할 키워드 중 하나라고 했다. 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집안일은 로봇청소기나 빨래건조기가 해결하는 현상이 보편화된다는 것이다.
“매년 2월에 새롭게 나타난 유행이 무엇인지를 수집하는 ‘트렌드 헌터’를 200명 정도 선발하는데 올해는 그 규모를 300명으로 늘렸습니다. 헌터 중에 초등학교 교사가 있는데, 그런 말을 하더군요. 요즘 아이들 일기장 검사를 하면 과거와 달리 아빠가 일기에 많이 등장한다고요. 이런 현상이 바로 가족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그동안 김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를 통해 내놓은 전망은 들어맞을 때가 많았다. 최근 2∼3년만 하더라도 그는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현재의 삶을 즐길 것을 주문한 ‘욜로’ 등의 현상을 미리 예측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그동안 예측이 100% 틀렸던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며 “기업인들이 신제품 개발 회의를 하면서 이 책을 회의장에 갖고 들어갔다는 말을 하면 그때가 가장 흐뭇하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